차를 생각하면 흔히들 조용한 공간 속에서 정해진 절차 아래 다소 정적인, 때로는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알고 보면 차를 마시는 것은 나를 가장 중심에 두고 이루어지는 주도적인 행위다. 내가 마실 것을 내 호흡에 맞춰 내가 우리고 싶을 때 우려내어 따라 마시고 여러 번의 반복을 통해 다양한 변주로 차의 맛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가 영화라면 차는 책이랄까? 내가 무언가를 내 스스로 정하고 해낸다는 행위. 정적인 것이 아닌 가장 주체적인 행위일지도 모른다.

박정웅은 이런 차의 매력을 느껴 신사동에 찻집을 차렸다. 찻집 웅차는 일반적인 찻집과 달리 차를 직접 우려먹을 수 있도록 찻잎과 다구, 물포트를 함께 제공하여 느리고 편안한 쉼을 제공한다. 운영한 지 일년이 조금 지난 지금, 웅차에는 동네 주민 뿐만 아니라 차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다양한 다구들이 맞이하는 찻집, 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에서 주인장 박정웅을 만나보았다.

인터뷰 미리보기

"차 그 나름대로 각각 다 고유의 맛으로 다가오면서

그대로의 나를 존중해준다는 느낌의 진한 위로를 준다."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만큼 우려먹는다는 것이

나에게 주체적인 역할로서 이 행위의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커피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독자적인 하나의 문화가 되었듯이

차 또한 그렇게 발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소중하고 특별할수록 더욱 더 우리 동네에 있어야 하지 않나?

다 넓은 공간이나 유명한 번화가로 가면 은평구는 누가 지키나? (웃음)"

 "동네 주민 분과 함께 우리 동네에서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면서

지역 내 공동체 또는 함께 활동을 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무래도 단순하게 차를 만들고 파는 사람을 떠나 차로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름을 붙이자면 티-커뮤니케이터랄까."

오전에 방문한 문래 철공소는 쇠를 두들기는 소리가 한창이었어요.

분주하게 일하는 엔지니어들을 보고 있자면 탱크라도 만들 수 있는 곳 같았죠.

문래동 철공소 골목은 1960년대 청계천 등지에서 이전한 철공소들이 하나 둘씩 모이면서 만들어졌는데요. 여전히 그 골목에서 철강소들이 모여 터를 이루고 있어요. 현재는 철공소 사이사이 다양한 예술인들의 작업실이 숨겨져 있어 이색적인 경관을 볼 수 있답니다.

서울구경 구독자 여러분!
오늘 레터는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