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구청·시청(관할 동물보호센터)은 반려동물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반환해주거나, 반려자가 없는 동물을 새로운 반려자에게 입양 조치하거나 개인에게 기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반환과 입양, 기증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해당 동물에 대한 책임은 관내·외의 직영 혹은 위탁 동물보호센터가 그대로 짊어져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지자체에서는 10일이라는 정해진 기간 동안의 보호 비용만 지원하기 때문에, 10일 동안 선택되지 못한 유기동물의 생존과 돌봄의 여부는 동물보호센터의 손에 떨어지게 되는 것이에요.

통계적으로 안락사율의 유의미한 감소가 나타난 것은 맞지만, 보호 중인 동물들 중 15.7%가 안락사 조치되는 것은 절대 낮은 비율이 아니에요. 안락사 비율은 점차 전향적으로 낮아져 0%와 가까워져야겠죠. 이는 결국 높은 입양률이 이끌어줘야 가능한 일입니다. 오히려 보호 중인 비율 수치가 개선되지 않는 것은 여전히 제도적 변화보다는 동물보호센터와 그 실무자들의 선의에 기대어 안락사 수치가 감소한 결과라 볼 수 있어요. 누군가의 ‘유기’가 여전히 누군가의 ‘선의’에 기대고 있는 것입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서울은 단 하나의 직영 동물보호센터를 갖고 있을 뿐이었어요. 위탁 동물보호센터는 27개로 총 28개의 기관이 서울 동물보호 역량의 전부인 것이죠. 다른 지역 역시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서울의 인구와 그 규모를 고려하면 매우 빈약한 현황으로 보여요. 통계를 더 분석해보면, 서울 동물보호센터의 평균 보호 기간은 14일로 나타났어요. 이는 전국에서 가장 짧은 보호 기간으로, 입양률이 높지 않음을 감안할 때, 짧은 보호 기간은 곧 보호 시설과 인력의 부족으로 인해 보호 기간이 지난 유기동물들을 더 데리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동물보호센터가 더 데리고 있지 못한다는 것의 의미는 곧 ‘안락사’라는 결말에 가까워진다는 이야기에요.

통계는 도심 내 동물보호센터 혹은 입양센터의 효과를 이야기해요.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25개 자치구가 지정한 동물보호센터 중 원거리에 있는 유기동물보호소의 입양률(33.6%)이 도심 소재 보호시설 입양률(54.5%)보다 저조하고, 시민들이 반려동물 구매시 ‘유기동물 입양’은 약 14%로 낮게 나타나, 도심 내 유기동물 입양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어요. 입양이 많아진다면 동물보호센터가 안락사를 결정할 이유가 없게 돼요. 도심 내 더 많은 유기동물 보호시설과 입양시설의 확충이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