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1월 26일 밤 11시 설날을 이틀 앞두고 있던 이 날 서울역에는 평소보다 세 배 많은 4,000여 명의 귀성 인파가 몰려 들었습니다. 그러자 객차 1량당 최대 수용 인원을 80명에서 200명으로 늘리고 도합 3,000장을 발급하는 바람에 급히 8량 열차를 18량으로 증차하여 운행하기로 결정했었죠.

그러면서 압사 사고의 결정적 원인이 되었던 건 개찰 시간이 늦어졌다는 점이었어요. 호남선 601편 완행열차의 원래 개찰 시간은 발차 35분 전인 10시 15분이었어요. 하지만 당시 검찰 조사에서 개찰이 발차 시간인 10시 50분보다 되레 5분이 지난 10시 55분에 시작됐고, 이를 알 수 없었던 승객들은 열차에 탑승하지 못할까 봐 서두르게 되었어요. 먼저 타려는 승객들이 무질서하게 몰려들면서 승객 한 명이 쓰러지자 연쇄적으로 뒤따르던 승객이 밀려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31명이 압사하고 49명이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사고 후 교통부는 사망자 1인당 72만 환을 지급하고 사고 다음 날인 27일 교통부 앞 광장에서 합동위령제를 거행했어요. 검찰은 사고 책임을 물어 서울역장과 여객주임 등을 구속했고, 4월 1일 치러진 공판에서 서울역장은 무죄, 여객주임은 금고 1년 6개월의 선고를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