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은평구 봉산은 지금 편백나무숲 조성을 두고 논란이 한창입니다. 나무를 베고 새로운 나무를 심어야 하느냐, 아니면 예전부터 살고있던 나무 그대로 둬야 하느냐는 문제로 말이죠.

지구온난화 위기 속 탄소중립 측면에서 40년 이상된 나무들은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절히 베어내고 새로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은평구청은 2014년부터 봉산에 편백나무숲을 조성하고 있어요. 벌써 12,400주를 식재했고 그 면적은 12ha에 달합니다. 축구장 17개 크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죠? 새로 나무를 심기 위해 원래있던 팥배나무, 아까시나무, 참나무류 등이 베어냈어요. 
올해 1월부터는 편백나무숲 확대를 위해 1ha의 나무를 더 베어내자 시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어요. 새로운 숲을 조성하기 위해 기존 나무를 베어야 하는게 말이 되냐는 거죠.

🌲 왜 하필 편백나무?

 - 아토피 개선과 천연향균물질 피톤치드 함유

 -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자랐지만 지구온난화로 중부지방에서도 식재 가능

 - 편백나무림을 찾기 위해서는 남부지방으로 가야만 했는데 서울에서도 휴양림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

 - 재선충에 걸리지 않아 생존률도 높다는 점

생태보전시민모임, 기후행동은평전환연대, 정의당, 녹색당 등에서는 기존 생태계를 보전해야한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요. 

• 은평구청은 1ha면적의 숲 생태계를 파괴했고
• 봉산의 생물다양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으며
• 주요한 탄소흡수원을 없애 오히려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 편백나무 단일림은 산불에 더 취약하며
• 중부지방에 자생하는 참나무림을 없애고 온대중부지역에서 자생하지 않는 편백나무를 식재하는 것은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 행위

또한 나무는 나이가 들어도 탄소흡수량은 증가한다는 내용의 네이처 논문(Luyssaert, 2008 | Stephenson, 2014 | Pregitzer, 2004)을 인용하며 영급구조 개선에 관한 논리에 반박을 하고 있어요. 영급구조 개선은 탄소 흡수능력이 떨어지는 나이 든 나무를 베어내고 대신 그 자리에 어린 나무를 심는 걸 말해요.

은평구청은 탄소중립을 위해 고령화된 숲을 개선할 필요가 있고 지구온난화로 편백나무가 중부지방에서 자라는게 가능하다는 의견이에요. 2014년부터 심은 편백나무의 생존률이 96%라고 해요. 12,400주를 심었는데 이중 11,904주가 살아남았다는거죠.

  🌲 고령화된 숲?

  - 나무의 수령은 10년 단위로 영급으로 구분.

  - 1살~10살은 1영급, 11살~20살은 2영급, 21살에서~30살은 3영급.

  - 문제는 4영급부터 나무는 탄소흡수능력이 떨어지기 시작.

  - 우리나라 산림 70% 이상은 대부분 4영급 이상의 산림.

 - 2020년 기준 은평구는 96%가 4영급 이상.

특히나 강조하는 논리 중 하나는 ‘영급 구조 개선’ 이에요. 고령화된 숲을 젊게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죠. 젊은 숲이 탄소 흡수량도 높은데, 편백나무는 소나무나 잣나무에 비해 탄소흡수량도 높고 재선충에도 강하니 고사할 확률도 낮다는 게 구청의 입장이었어요.

“나무를 베지 마세요” 구호를 다들 알거예요. 하나의 나무가 자라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모두가 알기 때문이죠. 그런 나무를 벤다는건 범죄에 가까운 행위로 느껴지기도 하죠.

그렇지만 모든 나무를 베지 않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나무를 관리하지 않고 가만히 둬야하는 것만이 올바른 방법일까요? 베자, 베지말자의 논쟁이 언제까지 이어져야만 할까요?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는 국제적 정책방향과 통계자료를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국제사회는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을 채택하고 30년여 년간 기후변화 완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오고 있어요. 1997년엔 협약의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규정하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해 온실가스 감축의무 국가와 감축목표를 명시해 이행했죠. 2016년엔 모든 당사국이 참여하는 파리협정을 채택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온도 증가를 최소 1.5도 미만으로 제한하는 장기온도 목표를 설정했고요.

 ✦ 국제사회가 인정한 기후위기 대응 주요 수단 🌲 산림 🌲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농업∙산림 및 기타 토지이용 분야를 통해 대규모 온실가스 감축 및 흡수가 가능하다고 평가
• 산림 부문을 포함한 이산화탄소 흡수∙제거 분야 강조
• 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바꾸는 ‘역배출’의 수단으로 산림, 습지, 해양 등 다양한 흡수원의 역할을 강화
• 2005년부터 10년동안 당사국 논의를 거쳐 산림황폐화 방지, 산림보전, 지속가능한 산림경영, 산림탄소축적 증진 활동까지 확장(REDD+)
• 2016년 파리협정에 이어 2021년 영국 글래스고 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 총회(COP26*)는 2030년까지 무분별한 목재 벌채는 막고 산림손실과 토지황폐화를 막자고 정상들은 합의.
• 다만 이는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전제로한 목재 수확 또는 벌채는 가능하다는 내용으로 한국정부는 이에 근거해 벌채제도를 개선하고 2050 탄소중립계획을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어요.

 2020년 10월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선언을 하고 추진전략을 만들어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고 있어요. 2021년 5월에는 탄소중립위원회가 설립되어 2050년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각 분야별 감축방안들을 논의했고 탄소배출원 저감과 더불어 탄소흡수원으로서 산림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산림청에서는 2021년 12월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을 만들어 이행해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우리나라 산림의 탄소흡수량 추세 및 전망

 우리나라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은 2008년을 기점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어요. 산불이나 병해충으로 나무가 죽거나 소실되는 영향이라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2000년 이후 감소했고 새로 나무를 심는 조림면적은 증가세에 있는걸 알 수 있어요.

 ✦ 그래서 산림청은 어떻게 하기로 했을까?

산림청이 2022년 1월에 발표한 2050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에선 ‘영급구조 개선’을 기본 기조로 벌기령 이상 산림과 산불위험지역 등을 대상으로 나무 수확 및 갱신을 확대하기로 했어요. 당초 산림청은 30억 그루 나무 심기를 추진하려 했지만 *국산목재의 수요가 현재보다 크게 증가하지 않는 한 이행이 어려운 실정이라는 의견수렴 결과 마구자비 벌목을 줄이고 △기후수종 개발∙적용 △경제림 중심의 산림 경영 등 하겠다는 계획에요.

* 탄소를 흡수한 나무를 베어내면 바이오매스 산업에 쓰이는 목재 펠릿이나 종이를 만드는 펄프가 아닌 건축자재 등에 쓰여야 나무가 오랜기간동안 탄소를 가두는 효과를 지닐 수 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목재를 이용한 제품을 만드는 시장에서 대부분 외국에서 목재를 수입해서 쓰고 있다보니 국산 목재 수요가 낮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나무의 역할이 단순히 탄소 흡수원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 산림청이 펼치려 하는 영급구조개선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어요. 산림청의 정책 방향이 벌목을 조장하고 결국 산림을 훼손시키는 방향으로 귀결 될 것이라는 문제제기입니다.

• 나무는 성장하면서 나무의 크기가 커질 수록 계속해서 탄소흡수량이 증가한다는 네이처지의 논문 
• 벌목을 하며 흙이 품고 있던 탄소가 배출되며 나무를 베고 옮기는 등에 쓰이는 중장비가 오히려 탄소 배출이 높다는 지적
• 모두 벌목이 산사태를 일으키고 기존 산림 생태계를 망친다는 지적
• 산불을 막겠다면 만든 임도가 역으로 산불을 키웠다는 지적

나무를 베어야할지, 적절히 베어내며 산림을 관리해야할지는 고민할 지점이 많을 것 같아요. 그 중에 생각을 키워줄 수 있는 글과 영상을 소개할게요.

• 잦아지는 산불, 대안은 간벌과 임도

  나무 베지 말라는 건, 플라스틱 늘리잔 얘기 _ 건축용 목재 1㎏을 생산하는데 0.3㎏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반면 플라스틱과 철은 2.7㎏(목재의 9배)을 배출한다. 유럽과 일본, 중국은 목재의 생산과 사용을 확대하는 것이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전략의 중심임을 일찌감치 선언했다. 자연 기반 해법을 주요 수단으로 해서 탄소중립에 도달하겠다고 구체적 실행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 산림 목재 수확의 신기술 _ 간벌을 통한 목재 수확은 숲을 훼손하거나 숲의 회복 능력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산불의 위험도를 낮추는 방법이기도 하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행하고 있는 목재 수확 방법이다. 간벌로 목재를 수확하고 수확한 목재를 공중 부양해 임도로 끌어 올려 임도에서 가공하고 상차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기술을 적용하면 산림의 토양도 보호하게 되고 모두베기와 어린나무 심기, 풀베기로 이어지는 고비용 순환 구조가 아니라 간벌한 곳에서 새싹이 움터 나오는 천연 조림의 선순환 구조를 정립해 나갈 수 있다.

• 벌거숭이산의 진실, 우리만 몰랐다 | #탄소중립 #시사직격

  다큐에서는 영급구조를 개선하여 탄소 흡수원을 늘리겠다는 산림청의 주장은 탄소중립 2050 계획을 위해 억지로 만들어냈다는 지적을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탄소배출은 산업(37%), 전력(36%), 수송(14%) 분야에서 이뤄지는데 탄소 흡수는 전력(35%)에 이어 산림(22%)이 많이 떠 안아야하는 현실이라는 지적이죠. 과도하게 산림에 탄소 흡수를 위한 목표치를 세웠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게다가 숲의 기능에는 탄소를 저장하는 조절 기능, 휴양 같은 문화 기능, 생태계를 만드는 기능이 있지만 목재를 만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부 비시장 가치이다 보니 산주들이 굳이 산림을 보전하려 하지 않는다고도 해요. 산림을 보전하는데 있어서 산주들에게 보존 수당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보전도 가능하다는 대안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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